푸들, 코카스파니엘, 말티즈처럼 귀가 아래로 덮인 견종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반려견의 귀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나 갈색 귀지 때문에 고민해 보셨을 겁니다. 강아지의 귀 질환, 특히 '외이염(Otitis Externa)'은 동물병원 내원 이유 부동의 1, 2위를 다툴 정도로 흔하면서도 재발이 극도로 잦은 고질병입니다. 귀가 가려워 발로 심하게 긁다 보면 상처가 나고 2차 감염으로 이어져 청력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는데요. 본 글에서는 강아지 외이염의 원인과 증상을 짚어보고, 집에서 안전하게 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수의학적 귀 청소 주기와 올바른 세정법을 가이드해 드립니다.
1. 강아지 귀 구조의 특수성과 외이염이 잘 생기는 이유
사람과 달리 강아지의 귀 구조는 해부학적으로 염증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.
'L'자형 수직 이도 구조: 사람의 이도는 일직선 구조인 반면, 강아지의 이도는 아래로 내려갔다가 꺾이는 'L'자 모양입니다. 이 때문에 귀 안으로 들어간 물기나 이물질, 귀지가 밖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지 못하고 바닥에 고이기 쉽습니다.
습한 환경과 세균 번식: 귀가 아래로 덮인 견종은 이도 내부의 통풍이 전혀 되지 않아 늘 축축한 상태를 유지합니다. 이는 곰팡이균(말라세치아)과 세균이 번식하기에 가장 완벽한 온상 역할을 하게 됩니다.
2. 귀 염증을 의심해야 하는 4가지 전조증상
반려견이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이미 귀 내부에서 염증과 통증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입니다.
머리를 바닥에 대고 비비거나 털기: 귀가 가렵고 답답하여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심하게 탈탈 털거나, 카펫이나 이불에 귀를 대고 짓이기듯 비벼댑니다.
갈색/흑색 귀지와 악취: 귀 안쪽을 들여다보았을 때 노란색 진물이나 어두운 갈색, 검은색 고형 귀지가 가득 차 있으며, 시큼하거나 썩은 듯한 불쾌한 냄새가 진동합니다.
귀 주변 만질 때 깽깽거림: 귀 통증이 심해지면 보호자가 머리나 귀 주변을 만지려고 할 때 으르렁거리거나 비명을 지르며 피하는 방어 공격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.
3. 수의사가 권장하는 올바른 귀 청소 방법 5단계
귀 청소를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사람용 면봉을 사용하는 것입니다. 강아지의 L자형 귀에 면봉을 넣으면 귀지를 안쪽으로 더 밀어 넣고 이도 점막에 상처를 내어 외이염을 유발하므로 면봉 사용은 절대 금물입니다.
① 전용 귀 세정제(이어클리너) 준비
반드시 알코올 성분이 없고 귀지를 녹여주는 반려견 전용 액체 세정제를 사용해야 합니다.
② 세정제 직접 주입하기
강아지의 귀를 위로 살짝 당겨 이도를 일직선으로 만든 후, 세정제 액체를 귀 안쪽에 넘치기 직전까지 대여섯 방울 충분히 짜 넣습니다.
③ 귀 기저부(뿌리) 마사지하기
귀 아래쪽 겉 피부(만져보면 딱딱한 연골이 느껴지는 부위)를 손가락으로 잡고 약 10~15초간 부드럽게 '쭈릅쭈릅' 소리가 나도록 조물조물 마사지해 줍니다. 이 과정에서 안쪽에 굳어 있던 귀지가 액체에 녹아 나옵니다.
④ 스스로 털게 두기
손을 떼면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고개를 강하게 텁니다. 이때 녹았던 귀지와 세정제 액체가 원심력에 의해 밖으로 뿜어져 나옵니다.
⑤ 겉에 나온 잔여물만 닦아내기
귀 밖으로 튀어나온 귀지와 액체만 부드러운 화장솜이나 거즈를 이용해 닦아내 줍니다. 안쪽은 스스로 마르도록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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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. 귀 청소 주기는 어떻게 잡는 것이 좋나요?
A. 건강한 강아지라면 주 1회에서 2주에 1회 정도가 가장 이상적입니다. 귀 청소를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이도 점막이 자극을 받아 방어 기전으로 귀지가 더 많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. 단, 목욕을 한 직후에는 귀에 물이 들어갔을 확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목욕 직후 귀 청소를 해주어 수분을 날려주어야 합니다.
Q. 귀 안쪽 털(귓속털)은 꼭 뽑아주어야 하나요?
A. 푸들이나 말티즈 등은 귓속에서 털이 자라납니다. 과도한 귓속털은 통풍을 막으므로 주기적으로 정리해 주는 것이 좋으나, 겸자 가위로 무리하게 뽑으면 모낭염이나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 최근 수의학계에서는 억지로 뽑기보다는 귀 입구를 막는 털 위주로 짧게 잘라주는 것을 더 권장하는 추세입니다.
강아지 외이염 예방의 시작과 끝은 올바른 귀 청소와 '통풍'입니다. 절대로 면봉으로 귀 안쪽을 자극하지 마시고, 전용 세정제를 넣어 스스로 털어내게 만드는 안전한 방식을 고수해 주세요. 더불어 목욕 후에는 귀를 열어 드라이기 찬바람으로 속까지 잘 말려주는 습관을 지닌다면 고질적인 귀 질환으로부터 반려견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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